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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도 빠지지 않는 아랫배, 어쩌면 자궁근종
민트병원 김하정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이 자궁근종에 대해 진료하고 있다.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영호 기자 = 꾸준히 몸매관리에 나서고 있는 다이어터 유모 씨(32·여). 그는 유독 빠지지 않는 아랫배가 고민다. 평소 복근운동에 신경쓰고, 나름 이런저런 관리를 하고 있지만 툭 튀어나온 배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 그러던 중 에스테틱에서 복부관리를 받다 ‘배에 약간 멍울이 잡힌다’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들었다. 걱정이 돼 만져보니 덩어리 같은 것이 느껴졌다. 걱정이 돼 병원을 찾은 유 씨는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았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층을 이루는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며 유발된 양성종양”이라며 “평생 관찰만 해도 좋을 정도로 작은 근종부터 주변 장기를 누르고 하복부로 불룩 튀어나와 마치 임신한 배처럼 보이게 하는 거대근종 등 형태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자궁근종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고 근종이 커지거나 개수가 늘어나는 등 크기나 위치에 따라 월경과다, 생리통 등이 유발된다. 크기가 큰 근종의 경우 대장이나 방광, 요로를 압박하기도 한다. 이때 변비, 빈뇨, 급박뇨, 신장기능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심각한 문제가 아닌 일상 속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특징이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의 3~5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편이다. 환자도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근종 환자는 2014년 29만 6792명, 2015년 30만 6469명, 2016년 34만191명으로 2년 새 14.6% 증가했다. 과거에는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최근엔 빨리지는 초경과 출산기피, 스트레스, 비만 등으로 환자가 어려지는 추세다.
자궁근종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어 정기검진으로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 유리하다. 진단은 초음파로 간단히 이뤄진다. 특히 갑자기 아랫배가 나오며 생리과다 및 생리통이 유발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 것이 좋다.
김하정 원장은 “자궁근종이 커지는 것을 살이 찌는 것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여성도 적잖다”며 “심한 경우 근종 크기가 20㎝까지 커져 복강내를 가득 채우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궁근종이 발견된 경우 근종의 크기·위치, 환자의 나이·직업, 향후 임신 희망 여부 등 신체적·경제적·사회적 요소를 고려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요법이 만연했지만 최근엔 자궁을 보존하는 비수술적 치료의 선호도가 높다. 미혼여성인 경우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자궁상실 후 여성의 상실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다양한 치료옵션이 등장한 것.
대표적인 게 자궁근종 하이푸치료와 자궁근종색전술이다. 하이푸치료는 고강도열에너지를 조사해 칼을 대지 않고 근종만을 타깃으로 괴사시키는 치료다. 최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인증한 ‘MR하이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기존 초음파하이푸와 달리 자기공명영상(MRI)과 고강도집적초음파를 활용하는 하이푸 치료를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시술이다.
하이푸치료는 근종을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게 아니라 영상기기가 의사의 눈 역할을 하는 만큼 내부상황을 선명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MR하이푸는 시술 중에도 골반강 전체를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고, 실시간 장기 온도가 모니터링돼 다른 장기까지 영향을 미쳐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있던 기존 하이푸치료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다만 거대근종에는 하이푸치료가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 통합센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자궁근종 하이푸는 뛰어난 치료법이나 모든 근종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크기가 큰 거대근종에는 최소침습 시술인 자궁근종색전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근종 색전술은 사타구니에 2㎜ 정도 작게 주사구멍을 내고 혈관 속으로 카테터를 삽입, 근종으로 이어진 혈관을 찾아들어가 입구를 색전제로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이때 근종에 공급되던 혈액이 끊기며 크기가 쪼그라들고 증상이 호전된다. 괴사된 자궁근종은 몸속에 남아도 아무런 해가 없다.
다만 아무리 깨끗하게 근종을 제거해도 자궁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이상 자궁근종은 재발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김하정 원장은 “치료한 근종 외에 새로 근종이 자라거나, 증상이 없거나 크기가 작았던 근종이 자라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자궁근종 치료를 받은 사람도 최소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으며 근종의 변화를 확인해야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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